[보안 이슈] 대통령 여권번호가 5개월간 떠 있었습니다 — 누가 ‘해킹’한 게 아니라 ‘검사하려고 올린’ 파일이 샜습니다
대통령 내외를 포함한 공군 1호기 탑승자 168명의 여권번호와 생년월일이 한 웹사이트에 약 5개월간 노출돼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dailybetter입니다.
이번 사고는 ‘해커가 서버를 뚫은 사건’과 결이 다릅니다. 내부에서 만들어진 명단 파일을 누군가 스스로 외부 사이트에 올렸고,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구조였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공공기관 개인정보가 왜 이렇게 오래 방치되는지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내 정보를 지키는 방법도 보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168명, 여권번호, 5개월
지난 6월, 한 유료 악성코드 검사 사이트에 ‘1호기 탑승자 명단’이라는 엑셀 파일이 올라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할 당시의 명단으로 추정됩니다. 두 사람의 이름·생년월일·여권번호·여권 발급일·만료일이 담겼고, 장관급 수행원, 국가안보실장, 대통령경호처 실무진, 의료진, 출입기자까지 총 168명의 정보가 포함됐습니다.
이 파일은 약 5개월간 노출된 뒤에야 조치됐습니다. 청와대는 “사전에 인지하고 대응했다”고 밝혔고, 외교부는 경위 조사,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왜 여권번호가 특히 위험한가
여권번호는 주민등록번호·운전면허번호와 함께 ‘고유식별정보’입니다. 이메일·전화번호가 ‘연락 수단’이라면, 여권번호는 국가가 특정 개인을 식별하는 열쇠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생년월일·만료일까지 세트로 묶이면 문제가 커집니다. 해외 호텔·항공·국제 금융 서비스 상당수가 여권 정보로 본인 확인을 처리해, 이 조합이 명의도용이나 사칭에 악용될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비밀번호는 바꾸면 그만이지만, 여권번호는 재발급을 받아야 바뀌는 ‘한번 새면 되돌리기 어려운 정보’입니다.
공공기관 정보가 5개월이나 방치되는 이유
핵심은 ‘어떻게 샜나’입니다. 악성코드 검사 사이트(VirusTotal이 대표적)는 의심 파일을 올리면 수십 개 백신 엔진으로 검사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문제는 상당수가 업로드된 파일을 다른 유료 이용자에게 공유·검색 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보안업계에서 오래 지적된 구조로, 기업 회계자료·고객 여권번호가 담긴 엑셀이 검사 사이트에서 그대로 조회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습니다.
“이 파일 안전한가” 확인하려고 무심코 올린 순간, 그 파일은 ‘검사 대상’이자 ‘공개 샘플’이 됩니다. 일부 보안 장비는 의심 파일을 자동으로 이런 사이트에 전송하기도 합니다. 서버가 뚫린 게 아니라 유출 지점을 아무도 ‘내 책임’으로 관리하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일이라, 발견도 조치도 늦어진 것입니다. 공공기관발 정보가 오래 방치되는 전형적 패턴입니다.
내 정보가 샜을 때 지금 확인해야 할 3가지
이번 명단의 당사자가 아니어도, 카드사·통신사 유출이 끊이지 않는 만큼 아래는 누구에게나 유효합니다.
- 명의도용 차단 — 엠세이퍼(M-Safer). 내 이름으로 개통된 휴대전화·인터넷 회선을 조회하고 ‘가입 제한’을 켜두면, 신분증을 들고 대리점에 직접 가기 전까지 비대면 개통이 막힙니다. 공짜로 걸어두는 2단계 잠금장치입니다.
- 대출·카드 발급 차단 — 금융감독원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 pd.fss.or.kr(콜센터 1332)에 등록하면 내 명의로 시도되는 대출·카드 발급을 금융기관들이 한 번 더 걸러줍니다.
- 유출 범위 조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털린 내 정보 찾기’로 계정 유출을, 한국인터넷진흥원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로 내 명의 본인인증 내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피해가 의심되면 KISA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118)에 신고하세요.
여권번호가 포함된 유출이라면, 재발급으로 번호 자체를 바꾸는 것도 적극 검토할 만합니다.
Q. 악성코드 검사 사이트는 쓰면 안 되나요?
개인이 출처 불명 파일을 검사하는 용도로는 유용합니다.
다만 회사 문서,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은 절대 올리지 마세요. 올리는 순간 다른 이용자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전제로 다뤄야 합니다.
Q. 내 여권번호가 샜는지 어떻게 아나요?
특정 명단 포함 여부는 개별 통지가 원칙이라, 위 ‘털린 내 정보 찾기’와 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 등록으로 간접 피해를 선제 차단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 dailybetter 분석가 Note
이번 사고의 교훈은 “서버를 더 튼튼히”가 아닙니다. 정보가 원래 자리를 벗어나 제3자 서비스로 복사되는 순간을 아무도 통제하지 못했다는 점이 본질입니다.
개인도 같습니다. 내 정보가 담긴 파일을 메신저·클라우드·검사 사이트에 올리는 순간, 그 파일은 내 손을 떠나 ‘어딘가에 남는 사본’이 됩니다. 가장 확실한 보안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민감한 파일을 외부에 올리기 전 한 번 멈추는 습관입니다.
“오늘 하나의 습관이 내일의 나를 지킵니다.”
* iPhone은 Safari / 갤럭시는 Chrome에서 설정 가능합니다
새 포스트가 올라오면 바로 알려드려요